일본에 잠깐 머물렀던 시절, 하루 세끼를 챙겨 먹는다는 게 꽤 큰 일이란 걸 알게 됐어요.
뭘 먹을지 고민하고, 비싸고, 느리고… 그 와중에 자연스럽게 찾게 된 곳이 있었습니다.
바로 마쯔야(松屋).
그곳에서 제가 거의 습관처럼 먹었던 건 규동이었죠.
싸고 빠르고, 맛까지 확실했던 그 한 그릇
마쯔야 규동은 ‘싸고 빠르고 맛있는 밥’ 그 자체였습니다.
작은 사이즈 기준 300~400엔이면 충분했고,
미소시루까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어서 정말 가성비가 뛰어났어요.
자판기에서 식권을 뽑고 자리에 앉으면 3분도 안 돼서 따끈한 규동이 딱 나오는 그 속도감도 좋았고요.
"마쯔야에서 제일 많이 먹었던 조합.
베니쇼가는 항상 듬뿍
베니쇼가 없으면 섭하지
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건 베니쇼가였어요.
마쯔야에서는 셀프로 퍼다 먹을 수 있었는데, 저는 거의 매번 듬뿍 얹어 먹었습니다.
단짠 소고기에 새콤한 베니쇼가 올라가면 느끼함이 잡히고, 입안이 꽉 차는 그 맛이 정말 중독적이었어요.
게다가 가끔은 **온센타마고(반숙 계란)**까지 추가해서
노른자를 터뜨려 비벼 먹으면, 그 부드럽고 자작한 맛이 또 별미였죠.
조용히 혼자 먹어도 외롭지 않았던 그 공간
마쯔야는 언제나 조용했어요.
혼자 밥 먹는 사람이 많았고, 다들 말없이 밥 한 그릇 비우고 나가는 분위기.
근데 그게 참 편했어요.
혼자 먹어도 외롭지 않은 밥,
그게 마쯔야 규동이었습니다.
"익숙했던 노란 간판.
배고플 때마다 나를 반겨주던 일본의 동네 밥집 같은 존재"
한국에 와서 더 생각나는 그 한 그릇
한국에 돌아온 뒤 가장 먼저 검색한 게
‘마쯔야 한국 지점 있음?’이었을 정도로 그리웠어요.
비슷한 규동 가게는 많지만, 그 묘한 조합 – 가격, 속도, 미소시루, 베니쇼가, 분위기
이 모든 게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건 아직 못 찾았네요.
가끔은 그 시절이 그리워져서
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곤 해요.
얇게 썬 소고기에 간장, 미림, 설탕, 양파 넣고 조려 밥 위에 올리면
맛도 기분도 꽤나 가까워집니다.
지금도 가끔 생각나요.
피곤한 하루 끝에 조용히 먹었던 그 한 그릇.
그건 단순한 ‘밥’이 아니라, 그 시절의 위로였던 것 같아요.